코스닥 상장사 KBG(옛 한국바이오젠)는 시장에서 낯선 이름일 수 있지만, 글로벌 실리콘 소재 제조사들 사이에서는 '잘 만들고, 제때 납기'로 소문난 파트너입니다. 25년 업력을 자랑합니다. 창업주 부태웅 회장에 이어 장남 부삼열 대표를 중심으로 2세 경영을 안착시키고 있는 회사인데요, 최근 R&D 투자를 확대하면서 '스페셜티 소재'로 성장 축을 옮기고 있습니다. <녹색경제신문>은 KBG 충북 괴산 본사를 찾아 KBG의 성장 플랜과 부삼열 대표의 '동반경영'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녹색경제신문 = 조영갑 기자(충북 괴산)] KBG 괴산 공장 오피스동 로비에는 'KBG 갤러리'가 있습니다. KBG의 사회공헌 활동, 임직원들의 단체사진, 가족사진 등이 빼곡하게 붙은 사진 갤러리인데요, '브이(V)'를 하고 있는 귀여운 삼남매가 눈길을 잡아 끕니다.
삼남매는 아빠(혹은 엄마)가 회사로부터 받은 "축 입사" 화분과 포즈를 취하고 있네요. 부삼열 대표이사가 삼남매 집으로 보낸 화환입니다. 괴산공장에 도착했을 때 지게차를 몰다 "안녕하세요"라며 환대해 준 타국 근로자 분의 미소도 잊을 수 없겠네요. 미소로 남아 있는 회사입니다.
사소한 풍경일 수 있지만, 회사가 임직원을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소위 '가족같은 회사' 류의 상투적인 슬로건을 말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다만, 경영자가 추구하는 이른바 '착한 경영'의 증거와 그 특유의 섬세함을 강조하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중심에 부삼열 대표이사가 있습니다.
부 대표는 1986년 생, 만 40세의 2세 경영인입니다. 2010년 일본 고베대학교 응용화학과를 졸업하고, 도쿄공업대학원 석사(2012)를 거쳐 2017년까지 LG디스플레이 주임연구원을 지냈습니다. 소재화학 최강국인 일본에서 장기간 공부한 만큼 소재 분야에 두터운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 부친 부태웅 회장에 이어 새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4년 넘게 경영을 이끌어 오고 있습니다. 초기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임직원들과 함께 밀착하면서 현재는 안정된 회사를 이끌고 있는 장본인입니다. 업무에 AI 툴을 도입하고, 부서별 워크플로우를 완비하는 등 내부 시스템 정비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이날 <녹색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삼열 대표는 회사의 사업 비전([KBG 줌업] '스피드+커스터마이징' 스페셜티 실리콘 소재로 명가 건립 구슬땀①)에 대해 장시간 설명하는 동시에 본인이 추구하는 'ESG 경영'에도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KBG는 올해 기존 주력 제품군의 판로를 확장하고, 디스플레이, 2차전지, 코스메틱 등 신사업 부문에서 스페셜티 실리콘 소재 공급망을 개척합니다. 신성장 동력의 장착과 함께 임직원·지역사회와 호흡하는 '착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드러냈습니다.
최근에는 근로자 친화적인 안전 환경에 역량을 투입했다는 전언입니다. 부 대표는 "최근까지 전사적으로 PSM(공정안전관리) 등급 인증 절차를 거치는 작업을 진행, 공정 안전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원료 자재 보관 창고도 새로 짓고, 전반적인 PSM 컨설팅을 진행했어요. 이 등급 절차가 완료되면, 해외 고객사들에 공급안전성 측면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고, 이 섹터 안에서 하나의 진입장벽을 쌓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PSM(Process Safety Management) 등급은 고용노동부가 유해, 위험 설비를 보유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중대산업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수준을 심사해 부여하는 등급제도입니다.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소재회사의 경우 안전 설비 확충, 컨설팅 등 완비해야 할 사항이 많습니다. KBG는 해당 절차를 완료하고, 고용노동부의 심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실제 괴산 공장은 스몰캡 규모에서 보기 힘든 안전설비가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습니다. 공을 많이 들인 흔적입니다.
환경 규제물질인 저분자 실록산을 제거하는 설비도 지속 투자하고 있습니다. 실리콘 소재 제조 특성상 옥타메틸시클로테트라실록산(D4), 데카메틸시클로펜타실록산(D5) 등 휘발성 실록산이 발생하는데, 글로벌 고객사들이 이 휘발성 실록산이 제거된 실리콘 제품의 도입을 확대하고 있어 KBG 역시 실록산을 제거하는 설비 투자를 확장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공정 케미칼의 리싸이클도 마찬가집니다.
"공정 과정에서 다종다양한 케미칼이 들어가는데, 제품을 만들고 나면 이 케미칼을 보통 다 폐기하기 마련입니다. 이 과정에서 수거비용, 환경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저희는 이 케미칼을 리싸이클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해서 재차 공정에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고요." 케미칼의 종류가 다양해 일원화할 순 없지만, 10의 용량이 있다고 하면 6~7 가량을 재활용할 수 있는 설비라는 이야깁니다. 환경 문제에 기여하면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합니다.
다시 갤러리 이야기. KBG 갤러리 중 상당수가 봉사단체 사진인데요, 실제로 KBG 봉사단은 충청권 지역 사회에 다양한 기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교육 및 지원 봉사, 지역 농산물 구매, 교류 활동 등등…
"인근에 지역아동센터가 있어요. 5세부터 초등학생 아이들이 방과 후에 모여서 오후 활동도 하고 공부도 하는 곳인데, 최근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놀이공원에 가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그래서 저희 임직원들이 합심해서 아이들과 놀이공원에 가서 하루 신나게 놀다 왔습니다. 괴산 지역에서 많이 나는 옥수수, 멜론 등 농산물을 정기적으로 구매해 거래처와 나누기도 하고요."

사업적 측면에서 KBG는 올해 종속회사 에어로젤코리아의 재평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024년 7월 횡적확장을 위해 인수한 회사입니다. 100% 지분을 취득하면서 84억원 가량을 투입(장부가액 기준)했습니다.
스페이스X에 단열소재를 공급하는 걸로 유명해진 미국 아스펜에어로겔(Aspen Aerogels)의 한국 총판을 담당하는 법인인데요, 인수 이후 전방 석유화학 고객사들의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부 대표는 향후 방향성을 설명했습니다.
"아스펜에어로겔의 친환경 고효율 단열재를 수입해 한국에 공급하는 회사인데, 석화 업황이 다운된 이후부터는 해양조선 부문을 타깃으로 잡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해양조선 부문의 판로를 넓히면서 다양한 부문으로 협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에어로젤코리아가 무역유통사이기 때문에 아스펜에어로겔의 제품 뿐만 아니라 여타 제조사의 소재를 수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본 사업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출처 : 녹색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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